태풍에 대하여 글을 써 볼까 한다.
태풍의 정의부터 설명하자면, 최대 풍속 17m/s 이상의 강력한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이다. 태풍은 지역마다 다르게 부르는데, 서북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태풍이라 부르고, 북대서양과 동북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은 허리케인,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은 사이클론이라 부른다.
지금부터 서북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을 기준으로 설명할 것이다.
태풍의 이름은 14개국(캄보디아(Cambodia), 미국(USA), 홍콩(Hong Kong), 대한민국(ROK),일본(Japan), 중국(China), 라오스(Laos), 말레이시아(Malaysia), 북한(DPRK), 베트남(Vietnam), 필리핀(Phillipines), 태국(Thailand), , 마카오(Macao), 미크로네시아 연방(Micronesia))에서 제출한 각각 10개, 총 140개의 이름을 사용한다. 이 중에서도 어느 나라에 큰 피해를 안겨준 태풍의 이름은 영구 제명한다.
태풍의 세력 측정 단위는 hpa, 헥토파스칼이다. 태풍의 중심 기압을 뜻하고 이 중심 기압이 낮은 태풍일수록 세력이 강하다. 태풍의 세력에 따라 등급을 1~5등급으로 나누며 1등급의 슈퍼태풍은 최저기압이 대체로 900hpa 초반이고, 900hpa 아래로 내려가는 태풍도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태풍의 세기가 가늠되지 않겠지만 평상시의 기압이 1000hpa 안팎이고,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였을 때의 세력이 950 hpa이다.
태풍은 주로 위도 5도~20도 사이의 해수면의 온도가 27도 이상인 열대 해상에서 생성된다. 위도 0도~5도 사이의 적도 부근에서 태풍이 생성되지 않는 이유는 적도는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기는 전향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태풍과 비슷한 소용돌이가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태풍의 생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해수면의 온도다. 해수면의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이 생성되는 빈도가 잦아진다. 왜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야만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리의 일상생활 주변에서도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빗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는 밤보다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 증발이 빠르다. 물웅덩이의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은 뜨거운 해수면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세력을 키운다. 수증기가 증발하고 응결되면 많은 양의 잠열을 방출하게 되고, 이 잠열은 태풍에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그래서 해수면의 온도가 높은 열대 해상에서 오래 머문 태풍은 강력하게 발달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해수면의 온도가 낮은 고위도 해상으로 올라올수록 태풍의 위력이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육지에 상륙한 태풍은 수증기의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에 급격하게 약해진다.
태풍에는 안전 반원과 위험 반원이 있다.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좌측이 안전 반원이고, 우측이 위험 반원이다. 태풍은 지구의 자전으로 발생하는 전향력에 의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또한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북상하며 이동한다. 태풍의 이동 방향과 회전 방향이 같은 우측은 풍속이 더욱 강하고 이동 방향과 회전 방향이 반대인 좌측은 풍속이 비교적 떨어진다.
태풍은 생성되면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상승하게 된다. 위도 30도 아래에선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어오는 무역풍의 영향으로 서북서진하다가, 위도 30도를 통과하게 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오는 편서풍을 타고 다시 동북동진한다. 그래서 태풍의 경로는 보통 포물선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간혹 일직선의 경로, 180도 꺾이는 경로를 취하는 이상 경로를 취하는 태풍도 있다.
우리나라에 1904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수는 327개라고 한다.
이 태풍 중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던 태풍은 보통 9월, 7월, 8월 순으로 많았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안겨주었던 태풍으로는 2002년 발생한 태풍 루사, 2003년에 발생한 매미 등이 있었다. 태풍 루사는 약 950 hpa의 세력으로 우리나라에 상륙했는데, 매우 느린 속도로 한반도에서 22시간이나 머물며 한반도의 정중앙을 관통하였다. 우리나라 전역에 수많은 강수와 거센 폭풍을 안겨주었고, 사망과 실종 246명, 이재민 88,000여명, 5조에 육박하는 엄청난 재산 피해를 안겨주었고, 태풍 매미 또한 거의 전성기의 세력을 지닌 상태로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경상도 지방에 큰 피해를 안겨주었다. 특히 경상남도 해안가에 큰 피해를 주었는데, 부산항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쓰러지며 붕괴하고 선박이 침몰하는 피해 등이 있었고 마산은 해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극심하였다. 태풍 매미는 약 4조 2천억원의 재산 피해를 안겨주었다.
여담으로, 한 나라에 최전성기의 세력인 슈퍼태풍이 상륙하면 어떻게 될까?
2013년 필리핀을 최전성기 세력으로 강타했던 슈퍼태풍 하이옌(최저기압 895hpa)은 역대 발생한 태풍 중 1분 평균 최대풍속 기준 87m/s로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하이옌으로 인해 필리핀에 7,800여명의 사망자와 1,700여명의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때 필리핀에 머물던 우리나라 사람도 6명이 사망했다. 필리핀은 국가재난 상태를 선포했고, 전 세계에서 구호 기금, 물자 지원이 쏟아졌다. 한국에서도 약 500명의 구호 인력과 3년간 20,000,000달러 상당의 구호기금 지원을 하였다. 물론 하이옌이라는 태풍 이름은 필리핀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었기에 제명되었다.